언폴드엑스 Unfold X 전시란?
《서울융합예술 페스티벌 언폴드엑스 2024 — 2084: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가까운 미래인 2084년을 배경으로 현재의 시대를 고고학적으로 재조명하고자 한다. 테크놀로지가 만드는 새로운 시공간의 영역에서 과거, 현재, 미래가 연결되며, 마이크로 생태계에서 우주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을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추적한다. 이 전시는 미래의 세대, 혹은 외계의 존재에게 현재의 시대를 이야기로 전하는 서사시와도 같다. 근미래에 지구를 방문한 외계의 생명체가 작가들의 작품으로 2024년을 조합하고 추측한다면 현재의 단면은 어떤 모습일까?
100년 전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 애환의 삶을 이야기를 실어 날랐던 구서울역사는 미래의 시선으로 현재를 돌아보는 타임캡슐로 변모한다. 전시의 작품들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머신러닝, VR/AR/XR, 로봇, 양자 컴퓨팅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하는 미래지향적인 작품들이면서 지극히 현재를 반영하고 또, 역사를 참조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자연을 점령해 온 인간 중심의 사고를 반성하고, 기후 변화, 동물/자연/비인간 중심으로 세계의 인식을 확장하며, 발을 딛고 서 있던 땅을 벗어나 심해나 우주, 양자역학 등, 우리의 인지와 지각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구성하고 상상하는 경향도 보인다.
전시 기간
2024.11.07 - 2024.11.30 문화역서울284
전시 작품 설명
전시는 〈고래의 노래〉, 〈시공의 함선〉, 〈미래의 유적〉이라는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이는 작가들의 작품으로부터 시작되는 서사의 흐름이자, 기술의 진보와 시대의 변화라는 급격한 바람에 떠밀려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문화역서울284 공간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이는 뚜렷한 구분이 아닌 느슨한 메타포로 작가들의 작품은 이 갈래를 넘나든다.
- 전시1 : 고래의 노래
바람, 하늘, 나무, 물 등 자연과 기술을 결합하고, 소리의 파장으로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서 경험을 유도하는 작업들이다. 고래는 지구상의 가장 거대한 생명체로서 심해와 수표면을 수직으로 오가며 양분을 순환하고, 하나로 연결된 바닷속 전 지구를 헤엄쳐 누비며, 고대로부터 현대까지의 이야기를 노래로 전달하는―수직적 수평적으로 시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징적 존재이다. 작가들은 자연을 지배하고자 했던 인간 중심적 사고에 대한 반성을 드러내며 인공물과 생명체 사이의 간극이 줄어든 기묘한 중간자를 생성하기도 한다. 시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심해 속의 고래처럼, 고대와 현대, 인공과 자연, 삶과 죽음, 인간과 비인간의 간극을 잇는 작업을 선보인다.
- 전시2 : 시공의 함선
심해, 우주,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 견고한 땅과 물질의 세계를 넘어 유동적인 현실 속에서 경계를 실험하는 작품들이다. 함선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베셀(vessel)’은 바다 위의 선박, 부유하는 플랫폼, 바지선처럼 유동적인 것 위에 떠 있는 것을 의미하며, 우주로 의미를 확장하여 우주선이나 우주 정거장을 뜻하기도 한다. 작품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현실을 드러내고, 가능태의 세계를 구상해 또 다른 현실을 창조하며, 심해와 우주로 시선을 돌리며 상상력의 한계를 넓힌다. 또, 인공지능이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로 구성한 현실과 같은 이미지는 우리의 지각 세계를 도전하고 확장한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지각하고 인식하는 세계만이 진실이 아님을, 진실은 유동적일 수 있음을 우리에게 확인시킨다.
- 미래의 유적
미래의 세대나 외계의 존재가 현재를 파헤친다면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지 상상하며 그 흔적을 작품을 통해 추적한다. 작가들은 과거의 역사나 현재를 작품에 끌어들이며 급진적으로 새로운 미래로 한 걸음 나아가기도 한다. 인류에 의해 지질적 차원의 변화가 일어 났다는 면에서 우리의 시대를 ‘인류세’라고 말을 하는데, 기술에 의해 지구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면에서 ‘기술세’라는 표현도 사용한다. 인류는 도구를 사용하면서 급진적으로 지능이 발전했고, 문화가 발전했다. 이러한 인간-도구-기술-인간-비인간 존재들의 관계로 이루어지는 기술적, 감각적, 사회적 맥락을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